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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을 지나고 보니 정말 봄이 왔습니다.
따스한 볕이 마음도 스르륵 녹여줍니다.

입춘대길 대신에
홍순명 선생님이 써주신 글귀를 대문에 떡하니 붙였습니다.
머리에 꽃을 이고
새봄이 다가오네
새 봄 새 기운
온 마을 가득

우리 낭군님과 아이들 얼굴에도 봄이 가득입니다.

올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새로운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이웃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나.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이지만. 일단은 봄볕부터 즐겨야겠습니다!


:
2010.01.15 예쁜 딸 여울이를 새 가족으로 맞이하다.
태명은 '보리'였다가, 본명은 더불어 '여'에 울창할 '울'을 써서 '여울'이랍니다.
예쁜 동생을 맞이한 여름이는 오빠가 되었고, 우리부부는 남매를 둔 부모가 되었습니다.  싱글에서 더블이 전혀 다른 세상이고, 더블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또 다른 세상이듯, 첫째와 더불어 둘째가 태어나니, 이 또한 새로운 세상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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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이 태어난지 3일째.


2010.02.20 아빠 문철이 풀무학교 생태농업전공부를 창업하다.

문철은 2년간의 전공부 생활을 마치고 농부와 마을샘이 되었습니다. 농사일을 아직 많이는 못하지만, 어머니를 도와서 조금씩 키워가고 있구요. 주로 꿈이자라는뜰에서 그리고 가끔씩  논에서 어린이집, 초, 중, 고를 넘나들며 우리 마을 아이들을 만나고,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가끔씩은 생경한 일로 알바를 하기도 했는데, 다큐멘터리 나레이션도 하고, 어린이집 교사연수에서 노래교실도 열고, 풀무고등부 도서실 수리하면서 방샘을 도와 목수일도 하고, 작년에 이어 벌초일도 하고 그랬습니다. 문철이 한해동안 공들인 꿈이자라는뜰에서의 일은 꿈뜰 블로그(www.greencarefarm.org)에서 봐주세요.


8기 동무들과 함께한 풀무학교 생태농업전공부 창업식


2010.03 최여름군은 갓골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 문철과 수영은 학부모가 되다.

엄마와 아빠, 할머니와 함께 하루종일 집에서만 지내던 여름이가 3월부터는 갓골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으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배우고 있지요. 논밭산들로 산책을 많이 다니는 어린이집, '아이들은 마을에서 자란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난생 처음 소풍을 간 여름이도 신이 났겠지만, 역시나 난생 처음 소풍가는 아들의 도시락을 준비하던 엄마는 설레여서 잠까지 설쳤다고 합니다. 각종 감기와 열병, 수족구, 수두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다 한번쯤은 겪고 지나가야 할 일이려니 하면서 잘 견뎌냈습니다. 재롱잔치를 지켜보는 부모의 감흥은 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요^^


엄마가 정성껏 준비한 소풍도시락을 꼭 쥔 여름이군


2010.04.15 빨간색 라노스 로미오와 이별하고, 검은색 무쏘 픽업을 새로 맞이하다.
시골에서 농사짓고 살려니 트럭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 불어난 식구들을 다 태우고 다니려면 그냥 트럭은 안되겠고. 더블캡을 마련할까, 짐칸 있는 무쏘를 마련할까 하다가 장거리 운행과 안전을 생각해서 무쏘(스포츠)를 마련했습니다. 연애시절과 결혼, 아이들 태어날 때. 그렇게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하고 수고해준 달다람쥐를 떠나 보낸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짐칸이 트럭만큼 넓진 않지만, 무쏘 역시 올 한해 제 몫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꿈뜰 꽃모종, 채소모종 실어나를 때, 감자 실어나를 때, 김장거리 배달할 때, 겨울 땔감으로 쓸 나무 실어나를 때 무쏘 덕을 많이 봤습니다.

그리운 붉은 달다람쥐 라노스 로미오와 두 해동안 잘 지냈던 예전 집



2010.06.20 여름이네 햇감자 수확하다. 두해째 감자농사도 감사농사!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웃집과 함께 감자농사를 잘 지었고, 지인들과 지인들이 꼬리를 물어준 분들과 함께 감자를 잘 나누어 먹었습니다. 일주일도 안되서 매진과 품절을 기록했지요. 작년에는 일주일 내내 호미로 캐던 것을 올해는 경운기 쟁기를 써서 하루만에 감자를 캐는 요령도 터득했답니다. 사람마다 궁합이 맞는 작물이 따로 있다고 하는데, 그러고보니 저희 집은 감자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도 감사가 넘치는 감자농사를 기대합니다.


깨끗하고 실한, 복스럽기만 한 감자들


2010.11.22 텃밭이 딸린 지붕 낮은 집으로 이사하다.
크고 넓고 번듯한 집을 놔두고, 왜 하필 작은 시골집으로 이사를 하느냐고 엄니는 속상해 하셨고, 이웃들 중에는 간혹 집주인이 나가라고 그래서 쫓겨난 줄 아셨던 분도 있다고 하네요. 일전에 마을 어르신들께 이 마을에서 오래오래 잘 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었는데, 기억하고 계셨던 반장님께서 오래 살수 있는 집이 마을에 나왔다고 소개를 시켜주셨더랬습니다. 지붕이 무척 낮은 옛날 집이었지만 오히려 난방에 도움이 될테고, 한번 입식으로 개조를 해서 주방과 화장실이 집안에 있고, 행랑채와 창고, 바깥화장실도 딸려있고, 무엇보다 집앞에 널찍한 텃밭이 붙어있고, 꿈뜰사무실이나 온실, 초중학교에 걸어서 다녀도 좋을만큼 가까운 거리의 집이었습니다. 일년 연세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저희 가족의 조건과 필요에 잘 맞는 집이라서 오래 망설일 일도 없었습니다. 이사를 준비하면서 십년도 더 묵은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나무보일러를 새로 놓고, 싱크대도 서툴지만 직접 만들어서 들여놓으니 집이 아주 번듯합니다. 나름 공을 들여서 그런지 예전 집에서는 못 느꼈던 내 집같은 느낌이 들어서 참 좋습니다.

새로 마련한 검은색 무쏘 픽업과 우리 집.



2010.12. 전재산 탈탈 털어서 드디어 내 땅을 마련하다.
처음에는 집도, 땅도 소유하지 말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농사를 짓고 살려다보니 내 집이, 내 땅이 조그맣게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형편에 둘 다는 어렵겠고, 둘 중에 하나라도 마련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우선은 집부터 마련하고, 땅은 그 다음에 마련해야지 했습니다. 그러던중에 내 집은 아니지만 오래 살만한 집을 구했고, 마침 크기와 위치, 농사조건이 좋은 땅을 소개받아서, 냉큼 전재산을 탈탈 털어 논 너마지기를 마련했답니다. 한편으론 요즘 시세에 농사지어서는 은행이자도 안나온다는 논을 왜 굳이 큰 돈들여 샀을까도 싶지만, 그래도 잘 마련했다고 열심히 흐믓해하고 있습니다. 농사는 계산으로만 따질 게 아니라는 이승진사모님의 말씀에 크게 위로를 받으면서^^

짚을 썰어놓은 겨울 논에서 즐겁게 일하는(?) 작은 농부 여름이군.



+ 7대 뉴스엔 빠졌지만 아찔한 순간들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새로 마련한 무쏘를 탄지 얼마 안되서, 내리막길 운행중에 엔진이 갑자기 꺼져버리고 브레이크도 작동을 안해서 아주 식겁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오일게이지에 이상이 있어서, 엥꼬불도 안들어왔지만 실은 기름이 바닦났던 것이었네요. 온 가족을 태우고 나들이하던 중이었는데 정말 크게 놀랐었습니다. 또 한번은 냉각수 호스가 터져서 엔진룸에서 김이 펄펄 나던 일도 있었구요. 휴...
추석즈음에 집 뒤에 있는 산소를 벌초하다가 벌에 제대로 쏘였답니다. 그것도 그냥 벌이 아니고 장수말벌에, 게다가 예닐곱방을. 엄청 붓고 아팠지만,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었습니다. 장작을 패다가 도끼자루가 두 번이나 뿌러진 적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머리위로 도끼를 치켜들었는데, 도끼가 목덜미 바로 아래쪽 등짝에 떨어지더군요. 다행이 날부분이 아니라서 생명엔 지장이 없었습니다. 생각만해도 아찔한 순간들이었지요. 생명을 연장해주신 분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남은 인생 착하게 살아야겠어요^^



몇 안되는 가족사진. 동짓날 잔치때 어린이집에서 찍었습니다.


2010년에도 많은 분들의 은혜덕분에, 저희 가족 참 잘 살았습니다.
아무쪼록 복된 성탄과 새해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Psalm151가족
최문철+수영=여름+여울 올림.

:
순환형 덕분에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를 했습니다.
멋진 브라스밴드 연주에, 푸짐한 음식은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다시 찾아온 공연소식 덕분에 연말이 온 줄 알았어요, 고마워요 형.

연주회에 가기전에 오랜만에 장원형을 만났습니다.
후마니타스 북까페에 갔다가 사람이 많아서 패스.
정겨운 합정동 골목에 있는 스트로베리 온 더 쇼트케익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신기한 아이퐁 구경도 하고, 오랜만에 사진도 찍고.
그러고보니 일년에 한두번은 형을 꼭 만나게 되네요. 반가웠어요 형~

잠은 함께 공연을 즐긴 성실형님댁에서 잤습니다.
원래는 그야말로 책밖에 없는 집인데, 저희 온다고 생수도 사놓으시고
여름이 여울이 줄 인형도 깨끗하게 빨아서 챙겨놓으시고.
세심한 배려가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주일예배는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가향공동체에 찾아가서 함께 예배드렸습니다.
안양쪽으로 옮기실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더 늦기전에 잘 찾아간 것 같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을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살아내지 못하는 데 있는 것이지, 다른데 있지 않다는 말씀에 적극 동감. 기독교의 위기 역시 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기독교인이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데 있다는 말씀에도 역시 적극 공감이었습니다. 저희도 스스로를 잘 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양목사님~
그리고 철원에서 같이 군생활하던 주열이를 가향에서 다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얼굴보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름이 탁 튀어나올줄이야. 나도 놀랬네. 정말 반가웠어, 주열!

오래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서울시립미술관에도 잠깐 들렀습니다.
가는 길에 덕수궁에서 수문장교대식을 처음 본 여름이는 한참을 푹빠져서 잘 구경했습니다.
샤갈전은 왜 그리도 비싼지요. 그래서 그냥 패스~
대신 관람한 '서울미술대전 한국 현대조각 2010'만으로도 저희들 눈은 휘둥그레~
여름이와 저희 부부의 상상력을 키워줄 좋은 재료들을 충분히 섭취하고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내의 오랜 지인 주종범간사님댁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왔지요.
갑자기 찾아갔는데도 환대해주시고, 맛있는 커피도 챙겨주셔서 캄사합니당~

이렇게 1박2일의 서울나들이를 짧고 굵게 잘 다녀왔답니다.

삼춘 그게 모야?


오빠 그게 뭐냐니까?


정말 안가르쳐줄거야 형?


이게 아이퐁인지 안가르쳐주지롱~ 난 여름이 책이나 읽어줄란다


2010.12.11 스트로베리 온 더 쇼트케이크, 합정동, 장원형 아이퐁.
:
여름이네 이웃, 샘이네가 얼마전에 추수, 여기 말로 벼바심을 했다. 그리고 도정을 해서 처음으로 쌀을 팔기 시작했다. 함께 내려온지 만 3년을 채워가면서, 내 손으로 추수하는 것만큼의 감흥은 아니라겠지만, 샘이네가 키운 쌀로 밥을 지어먹는 기분은 글쎄 뭐랄까... 기분이고 뭐고, 일단 맛있다. ㅋ 그리고 기분이야 더 말할 것도 없이 좋다. 내가 괜히 뿌듯하고, 감사하고, 살짝 부럽기도 하고 그렇다. 샘이아빠가 새벽이슬맞으면서 풀깍는 모습이 눈에 훤하다. 한해 동안 애쓰고 수고한 모습이 안봐도 눈에 선하다.

매형, 정말 애썼다. 축하해!

샘이네가 정직하게 땀흘려서 키운  햅쌀이 잘 팔렸으면 좋겠다.
제 값받고 남김없이 다 팔렸으면 좋겠고,
애쓰고 수고한 농부의 마음도 다 전해졌으면 좋겠다.

샘이네 유기농 햅쌀사세요~

<샘이네> 유기농 햅쌀 1키로 4,500원
:
어제 저녁부터 감자를 보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문지로 잘 덮어서, 편지도 넣고, 주소를 일일이 확인해가면서 송장을 써서 부쳤는데,
사람일인지라 그래도 실수한게 있으면 어쩌나 염려가 됩니다.
무엇보다 날이 덥고 습해서, 배송하는 중에 감자가 상할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살아있는 생물을 보내려니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잠도 잘 안오고^^;

감자를 받으시면 우선 상자를 열고 상하려고 하는 녀석이 있는지 꼭 확인해주세요.
저희가 여러번 고르고 고르는 작업을 하지만, 날씨도 그렇고 햇감자이다보디 오히려 쉽게 상할 수 있어요. 상한 것은 얼른 버리시고, 찍힌 상처가 있는 녀석은 먼저 골라서 드시는게 좋습니다. 감자가 박스째로 상하는 일은 없지만, 한두개가 상하기 시작하면 그 옆으로 쉬 번집니다. 번거롭더라도 상자를 한번 쏟아서 밑바닥까지 확인하시면 그게 제일 안전하겠지요.

그늘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선선한 곳에 보관해주세요.
물론 햇빛이 들지 않게 신문지로 덮으셔야 합니다. 감자 사이에 신문지 몇장을 뭉쳐서 넣어 주시면 습도가 유지되서 좋습니다. 두박스로 나누어서 부피를 줄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상자를 밀봉하거나 감자를 냉장고에 넣어서 보관하시면 오히려 안좋습니다.
한두달 지나서는 사과를 한두개 같이 넣어주시면 싹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양파는 같이 두면 더 쉽게 상한다고 하니 한박스에 같이 보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무엇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부지런히 감자를 먹는 것입니다^^
요리를 생각하면 오래 보관할수록 좋겠지만, 몸을 생각한다면 제철에, 맛있을 때 많이 먹어두는게 몸에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이 동네선 밥에도 감자, 반찬에도 감자, 참으로도 감자, 이 집 가도 감자, 저 집 가도 감자, 온통 감자 투성이랍니다~

혹시 감자를 받으시고 문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구요. 감자를 보관하거나, 맛있게 요리하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으신분은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6월 22일에 배송한 분들입니다(받으시는 분 이름)
황옥순1  신정민1  김상철1  김순희1  이태숙1  이경애2  이길(천미나)2  편은식(주은혜교회)1  박해연1  최재학1  장태식1  문소현1  양지선1  송승애2  이현옥1  김현숙1  김동욱2  손성실1  유현숙1

● 6월 23일에 배송한 분들입니다(받으시는 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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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4일에 배송한 분들입니다(받으시는 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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